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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문] 덕(德)의 도적 / 맹자

만장이 물었다. “공자께서 진(陳) 나라에 계실 때 말씀하시기를, ‘어찌 노(魯) 나라로 돌아가지 않으랴. 그곳에 있는 내 문하의 선비들은 뜻은 높으나 행하는 데는 서툴러, 진취적이면서도 그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옮긴이 주: 이 문장의 번역은 공자가 말한 원문의 본래 내용과는 약간 다르다. 공자는 번역처럼 말하지 않았다. 이는 번역자가 나중에 나오는 맹자의 해석과 기타 여러 주해의 일반적 풀이를 번역으로 앞서 삽입한 까닭이다. 덕분에 바로 이어지는 질문의 문장과 맥락상 맞지 않는다. 원문의 내용을 원문과 본문의 맥락에 맞게 나름 다시 번역하면 이렇다. "어찌 (내 고향) 노나라로 돌아가고 싶지 않겠는가. 함께 어울렸던 노나라의 선비들은 뜻이 크고 진취적이며, 처음 품은 뜻을 결코 잊지 않는데..."..

[고전산문] 좋은 약은 입에 쓰다

좋은 약은 입에는 쓰지만, 병에는 이롭다. 충고하는 말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행실을 바로잡는데에는 이롭다(良藥苦於口而利於病 忠言逆於耳而利於行). 은(殷)나라 탕왕(湯王)은 곧은 말을 하는 충신이 있었기에 나라가 번창했다. 하(夏)나라의 걸왕(桀王)과 은(殷)나라의 주왕(紂王)은 무조건 따르며 아첨하는 신하들이 있었기에 멸망했다. 임금에게 말리고 충고하는 신하가 없고, 아버지에게 다투어 만류하는 아들이 없고, 형에게 다투어 말리는 동생이 없고, 선비에게 다투어 말리는 친구가 없다면, 잘못된 것을 예사로 저지를 것이다. 그러므로 임금이 잘못을 저지르면 신하가 그것을 바로잡도록 바른 말(諫)을 해주어야 하고, 아비가 잘못을 저지르면 아들이 간(諫)해야 한다. 형이 잘못을 저지르면 동생이 간(諫)해야 하고, 자..

[고전산문] 나의 스승, 나의 벗

선량한 행위를 보면 반드시 그것으로 엄정하게 자기를 반성한다. 선량하지 않은 행위를 보면 반드시 그것으로 두려운 마음으로 자기를 반성한다. 선량한 품행이 자기에게 있을 경우 정갈하게 여겨 반드시 그것을 스스로 좋아한다. 선량하지 않은 품행이 자기에게 있을 경우 더럽다고 여겨 반드시 그것을 스스로 혐오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를 지적하는데 그 지적이 합당한 사람은 나의 스승이다. 나에게 찬성하는데 그 찬성이 합당한 사람은 나의 벗이다. 나에게 아부하는 사람은 나의 적(敵)이다. 이 때문에 군자는 스승을 존중하고 벗을 가까이하면서 그 적을 철저히 증오한다. 선량한 품행을 좋아하여 싫증을 내지 않고 충고를 받아들여 경계심을 갖는다. 이렇게 하면 비록 진보하지 않으려 한들 그게 되겠는가? 소인은 이와 반대이다. ..

[고전산문]아는 것을 안다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해야 한다

공자의 제자인 자로가 화려하고 엄숙한 옷을 차려 입고 공자를 뵈었다. 이 모습을 본 공자가 말했다. "유(由)야! 이렇게 성대하게 차려 입은 이유가 무엇이냐? 예전에 강수(江水)는 민산(岷山)에서 나와서 그 처음 출발할 때, 그 근원에서는 겨우 술잔 하나를 띄울 수 있는 냇물이었다. 그러나 그 강물이 강나루에 이르면, 배를 나란히 놓아둘 수가 없고, 바람도 피하지 못하며, 가히 건너 갈 수가 없다. 이는 아래로 흐를수록 물이 많아서가 아니겠느냐? 지금 너의 의복은 화려하고, 그 화려한 의복으로 인하여 얼굴빛은 기쁨으로 가득하니, 천하에서 또 누가 즐거이 너에게 간하겠느냐?"자로가 급히 나가서, 옷을 갈아 입고 들어 왔는데도, 늠름한 모습이 그대로였다. 이에 공자가 말하였다."내가 말한 바 그 뜻이 무엇인..

[고전산문]자기를 아는 사람은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

공손하고 검소한 덕은 무기의 재앙도 물리칠 수 있다. 비록 창의 날카로운 끝이 있더라도 공손하고 검소한 덕의 날카로움만 못하다. 그러므로 남에게 좋은 말을 해주면 상대방에게는 그것이 포백(布帛, 삼베무명 과 비단, 옷감을 뜻하는 말)보다 따뜻하고, 남에게 말로써 상처를 주면 상대방에게는 그 상처가 창에 찔리는 것보다 더 깊다. 그러므로 광활한 대지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것은 그 땅이 불안해서가 아니다. 발이 떨려 감히 밟지 못한 것이니 그 까닭은 순전히 말로써 남에게 상처를 입힌데에 있다. 큰 길을 걸어가면 사람이 많아 소란스럽고 작은 길을 걸어가면 울퉁불퉁하여 위험하니, 아무리 신중하지 않으려 해도 그 무엇이 신중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만 같다. 감정대로 거침없이 행동하다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은..

[고전산문] 사람이 사람으로 불리우는 이유

사람에게 세 가지 상서롭지 못한 일이 있다. 나이가 어리면서도 연장자를 섬기려 하지 않는 것과, 신분이 미천하면서도 존귀한 자를 섬기려 하지 않는 것과, 어질지 못하면서도 어진 자를 섬기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세 가지 상서롭지 못한 일이다. 사람에게 세 가지 반드시 곤경에 빠질 일이 있다. 윗사람이 되어 아랫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고, 아랫사람이 되어 윗사람을 비방하길 좋아하는 것이 사람이 반드시 곤경에 빠질 첫 번째 일이고, 상대방을 대면하여 순종치 못하고 뒤돌아서서 비난하는 것이 사람이 반드시 곤경에 빠질 두 번째 일이고, 지혜는 낮고 행위는 경박하며 그 재능의 유무가 또 일반인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하는데도 어진 사람을 추천하지도 못하고, 지혜로운 인물을 존경하지도 못하는 것이..

[고전산문] 군자(君子)와 소인(小人) 의 차이

선량한 행위를 보면 엄정하게 반드시 그것으로 자기를 반성해보고, 선량하지 않은 행위를 보면 두려운 마음으로 반드시 그것으로 자기를 반성해보아, 선량한 품행이 자기에게 있을 경우 정갈하게 여겨 반드시 그것을 스스로 좋아하고, 선량하지 않은 품행이 자기에게 있을 경우 더럽다고 여겨 반드시 그것을 스스로 혐오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를 지적하는데 그 지적이 합당한 사람은 나의 스승이고, 나에게 찬성하는데 그 찬성이 합당한 사람은 나의 벗이며, 나에게 아부하는 사람은 나의 적이다. 이 때문에 군자(君子)는 스승을 존중하고 벗을 가까이하면서 그 적을 철저히 증오하고, 선량한 품행을 좋아하여 싫증을 내지 않고 충고를 받아들여 경계심을 갖는다. 이렇게 하면 비록 진보하지 않으려 한들 그게 되겠는가. 소인(小人)은 이와..

[고전산문] 옛사람의 찌꺼기

제나라 환공이 대청 위에서 책을 읽고 있을 때, 뜰 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던 윤편이라는 목수가 망치와 끌을 놓고 올라와서 환공에게 물었다. “임금님께서 읽고 계신 것에는 무엇이 쓰여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환공이 말했다. “성인의 말씀이시다.” “성인은 살아 계신 분입니까?” “이미 돌아가신 분이다.” “그렇다면 임금께서 읽고 계신 것은 옛사람의 찌꺼기이겠습니다.” 이에 환공이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책을 읽고 있는 것에 대해 수레바퀴나 만드는 자가 어찌 논의하느냐? 올바른 근거가 있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죽여버리겠다.” 윤편이 말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을 미루어 그것을 헤아린 것입니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엉성히 깎으면 헐렁해져 견고하게 되지 않고, 꼼꼼히 깎으면 빠듯해져 서로 들..

[고전산문] 엉터리를 가려내는 방법

제나라 선왕이 악공들에게 피리를 불게 할 때면 항시 300명을 합주하게 했다. 성밖 남쪽에 살고 있는 풍각쟁이들이 왕을 위해서 퉁소를 불겠다고 나서게 되자 선왕이 기뻐하며 쌀을 주어 초청을 했더니 피리 불 사람이 수 백 명이나 되었다. 세월이 흘러 민왕이 군주가 되었는데 독주를 좋아했다. 그러자 퉁소를 불던 자들이 모두 도망치고 말았다. 그들 가운데 엉터리가 많았던 것이다. 일설에 의하면 한나라의 소후가 이렇게 말했다. “피리를 부는 자는 많은데 누가 잘 부는지 알 수 없구나.” 전엄이 말했다.“한 사람씩 불도록 시켜보십시오.” - 한비자 제30편 내저설(상)- ※글출처: 옛글닷컴

[고전산문]여도지죄(餘桃之罪 ): 먹다 남은 복숭아를 먹인 죄

위나라 왕의 측근 중에서 특별히 왕의 총애를 받는 미자하(彌子瑕)라는 잘생긴 소년이 있었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이 나서 위독하다고 미자하에게 알려 주었다. 어머니 걱정에 초조해진 미자하는 왕의 수레를 타고 급히 나갔다. 왕의 명이라 속인 것이다. 그런데 위나라의 법에 왕의 수레를 몰래 탄 자는 월형(刖刑)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다. 월형은 톱으로 한쪽 혹은 양쪽 다리의 종아리 아래 부분을 잘라 걷지 못하게 하는 끔찍한 형벌이다. 이 사실을 곧바로 알게 된 왕은 오히려 미자하가 착하고 어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미자하는 진정 효자로구나. 어머니를 위하느라 월형의 죄를 범하는 것도 잊었으니 말이다.” 어느 한 날은 왕을 수행하며 함께 과수원을 산책했다. 잘익은 복숭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