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를 읽고(讀老子): 물에 대하여
Posted by 優拙堂
일찌기 듣건대, 공자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한다. "노자는 용이다. 훌륭하구나, 그모습이여! 용은 위로는 하늘에 있고, 아래로는 못에 있다. 그 자취는 신묘하고, 그 작용은 두루 거대하니, 항아리 속의 물고기가 아니로다." 내 경우에는 다만 그 물을 보았을 뿐 용을 보지 못했다. 크도다, 물이여! 물은 하지 않음도 없고 주장함도 없고, 부러워함도 없고 업신여김도 없지만, 천지의 장부(臟腑, 오장육부)요, 만물의 젖줄이다. 물은 한가롭고 여유롭게 흘러가지만, 요리사가 물을 취해, 매실을 넣으면 신맛이, 꿀을 넣으면 단맛이, 산초를 넣으면 매운 맛이, 소금을 넣으면 짠 맛이 나서 다섯 가지 맛의 장이 된다. 물은 아무 맛이 없지만, 결국 맛을 내는 것은 물이다. 염색공이 물을 취해 섞으면 치자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