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지법(作史之法):역사서를 짓는 방식
Posted by 優拙堂
역사를 쓰는 법은 그 요점이 그 사실을 기록하는 데 있을 뿐이다. 사실을 기록하면 사람의 선악(善惡), 사실의 시비(是非), 세상의 치란(治亂)을 상고하여 알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흑백(黑白)이 뒤바뀌고 주자(朱紫)가 뒤섞여 후세 사람들이 무엇을 근거로 당시의 진면목을 증명할 수 있겠는가. 공자께서 《춘추(春秋)》를 지으셨으니, 그 문장은 역사이고, 그 의의는 포폄(褒貶, 옳고 그름이나 착하고 악함을 판단하여 결정함)의 뜻을 붙여 천자의 일을 사실의 기록 속에 행하였다. 그러나 사실을 기록한 노나라 역사서가 없었다면 어찌 이와 같이 할 수 있었겠는가. 그렇다면 노나라 역사서의 사실을 따라 필삭(筆削)을 가한 데 불과한 것이지, 사실을 기록한 이외에 따로 자신의 뜻대로 헤아려 법칙을 삼은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