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Posted by 優拙堂
혜강(嵇康)의 쇠붙이 다루기를 좋아한 것과 무자(武子, 왕제)의 말(馬)을 좋아한 것과 육우(陸羽 당 나라 사람)의 차(茶)를 좋아한 것과 미전(米顚)의 바위에게 절한 것과 예운림(倪雲林 원(元) 예찬(倪瓚)의 자호(自號))의 깨끗한 것을 좋아한 것은, 다 벽(癖)으로써 그 뇌락(磊落, 마음이 너그럽고 사사로운 일에 얽매이지 않음)ㆍ준일(雋逸 독특하고 뛰어남)한 기개를 보인 바이다. 내가 보건대, 세상에서 그 말이 맛이 없고 면목(面目)이 가증스러운 사람은 다 벽이 없는 무리들이다. 만약 진정 벽이 있다면 거기에 빠지고 도취되어 생사(生死)조차 돌아보지 않을 터인데, 어느 겨를에 돈과 벼슬의 노예 노릇을 할 수 있겠는가? 옛적에 화벽(花癖)이 있는 이는 어디에 기이한 꽃이 있다는 소문만 들으면 아무리 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