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문] 산골짜기에 흐르는 시냇물처럼
Posted by 優拙堂
중 연사(然師)는 신인종(神印宗)의 시(詩)를 잘하는 스님이다. 그의 기상은 화목하고 마음은 담담하여, 공리(功利)와 명예의 마음을 버리고 선적(禪寂)*에 잠심하니, 당대 사대부들 중에 소중히 여기는 이가 많았다. 이제 ‘고간(古澗, 오래된 산골짝기의 물, 계곡의 물)’이라는 현판을 달고 나에게 기문을 청하였다. 나는 생각하기를, 사람의 천성이 선(善)한 것은 물의 본성이 맑은 것과 같은 것이다. 성품이 본래 선한 것이지만 악(惡)이 생기는 것은 욕심이 유혹하기 때문이며, 물의 본성은 본래 맑은 것이지만 흐리게 보이는 것은 오물이 더럽히기 때문이다. 그 악을 버리고 그 선을 보존시키면 인성(人性)은 그 처음대로 회복될 것이며, 그 흐린 것을 없애고 맑음을 나타내면 물의 본성은 그 정상을 되찾을 것이다. ..